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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21 1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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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장흥 사자산 기슭 초암의 조각토굴을 찾아 대화하는 초암(草庵)과 라석(羅石). 사진=라석




초암 강대철과 라석 손병철의 [羅庵心物論]



초암 강대철 조각가와 라석 손병철 시인의 화답시 [羅庵心物論]를 게재한다. 두 사람은 "시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사람은 그간 '1행 10자, 11자 16행'으로 핸드폰에 '88일 간 176首 [海東起信論]'을 주제로 和答詩를 써 왔다. 마음자리 한가득, 떨림과 지혜의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 강경호 현대미술가





171. 羅庵心物論(1)

ㅡ弗寒子에게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했던가

시작 없는 시작 있었다고 했던가


문명이 발달한

이 시대엔 빅뱅 있어

우주 삼라만상 드러났다고 하던가.


벗이여, 모르겠네

이것 있어 저것 있는 세상

분별 통해 나 있음 알고

그 자의식

창조주 되어 있는 이유를


이른 새벽 창문 열고 동쪽하늘 바라보니

텅 빈 하늘에 백호(白毫)처럼 박혀 홀로 반짝이는


저 계명성(啓明星)!


ㅡ8. 5. 草庵



羅庵心物論 序


<1> 理通氣局論


태초에 말씀이 있으려면

주체가 있어야 하지않나

말씀은 소리가 아니어도

기운이 있어야 통하는 것


벗이여, 빅뱅을 말하는가

크게 뱅뱅 도는 이치란 건

그것 태극 기운작용일 뿐

율곡은 '이통기국' 말했네


<2> 羅庵心物詩


라암은 그 누구 아호인가

라석 초암 둘의 별명이네

심물은 무엇을 뜻함인가

마음과 사물 둘 아니라네


시란 또 무엇이라 여기오

각자 마음의 뜻 아니겠오

라암심물 시로 보여 주는

서로 화답함이 그것일세


ㅡ24.8.5.불한시사 라석


註/그간 반년 가까운 시간

매일 같이 우리 두 사람은

和答詩를 써 왔다. 1행 10

자, 11자 16행으로 핸드폰

에 시를 쓰고 또 두 사람의

시묶음을 국내외 300여명

독자들에게 발송하여 왔다.

SNS & hp 발전 덕택이다.

그 중에는 88일 간 176首

[海東起信論]을 주제로 쓴

시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제 우린 [羅庵心物論]이란

새로운 타이틀로 화답시를

연재하며, 시형식에 얽매이

지 않으려한다. 독자님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羅石





182. 羅庵心物論(12)

ㅡ弗寒子에게


입추 지나 말복

어느새 한여름 무더위

열대야 잠못이루던 밤 가고

홑이불 끌어당겨 덮는 때


계절은 어김없이 제자리 찾아

몇일 사이 햇살 부드러워지고

바람결마저 감미로워져

뭇생명들 온들녘 환희롭구나


여름 끝자락 매미 소리

초저녁 온갖 풀벌레 소리

뒤돌아볼 새 없이

귀뚜리 베짱이 소리 들리겠지


더불어 사는 사람들 세상에

들려오는 소리는 포성

쫓기며 울부짖는 저 소리들

정치판의 아귀다툼 괴성까지


지진 화산에 지축 흔들려

땅덩어리마저 몸부림치니

지구촌 인간 세상 아우성들

단말마의 비명 같아 섬뜩하네


여,

시절이 하 수상하구나


ㅡ 24. 8. 16. 草庵


註/斷末魔는 산스크리트어

말마(末魔, marman)의 音

譯으로 '죽음의 혈(死穴)'임.

이 혈을 끊어버리면 죽는다.

숨이 끊어질 때 비명을 단말

마의 비명이라 부른다. 초암



24절기와 자연도수(度數)


자연의 도수 따라 정한 절기

어김 없이 돌아오는 그 마디

입추 지나 집앞 냇물 차갑고

말복 되자 가을 햇빛 따갑네


오곡 익어가는 벌바위 들판

불한티 길섶 갈대꽃 피려나

매미 소리 잦아진 매화숲에

귀뚜라미 달빛 찾아 오겠지


하늘의 도는 애초에 이렇게

정해진 대로 변함이 없는데

인간의 도는 죽끓듯 변하니

지키지 않는 법 소용없다네


언제까지 힘 자랑 전쟁하고

술수로 기만 작전 일삼을까

개인이든 국가든 죄 짓고서

자손만대 온전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 겪고서도

제 잘난척 상대국 무시할까

어리석은 지구촌 문화 문맹

아직 급한 현실 보지못했네


돋는 일월 막을 수없는 이치

자연운도 막을 자 역시 없어

자연심판 겪을 일 못 깨닫네

벗이여, 수상한 시절 말했나


ㅡ249.8.16.불한시사 라석


註/ 急至急事現實見 天地

恩德可以知(급함에 이르러

급한 일을 당해 현실을 눈으

로 보아야 천지의 은덕을 가

이 알 수 있다.)ㅡ이 法文은

필자의 스승 말씀이다. 라석





187. 羅庵心物論(17)

ㅡ弗寒子에게


한여름 햇살 누그러지니

아침부터 소나기 같은 매미소리

칠년 땅 속에 묻혔던 시간

한풀이 하듯 쏟아내네


어둠 속 칠년을 웅크려

화두 틀고 앉은 선승 같아

벌레 몸 벗은 투명한 날개짓

해탈 탈갑한 몸짓 같네


지루했던 장마

찌는 듯 삶는 듯 화탕지옥

원치 않는 고행시간 지났으니

이 계절 귀기울여 보고 듣네


부드러워진 바람결에

들녘 벼이삭 익어가고

여름꽃 떨군 자리 씨알 맺혀

모두 한 소식 전하는데


즐겨 바라보던 팽나무 까치집

새끼쳐 집나간 후 소식 없고

헐거워진 둥지 위로

빈 하늘만 푸르게 걸려 있네


ㅡ 24. 8. 21. 草庵



처서(處暑)를 맞이하며


130여 년 만의 장기 무더위

가는 곳마다 자연을 탓하네

스스로 그러함 자연 칭하며

천지를 탓할 일 무엇 있는가


죄는 내가 짓고 내가 받듯이

기후이변 인류 자신 지은 것

화산 지진 쓰나미 자연 재해

그 또한 인간들이 맞는 시련


천지인합발(合發) 그때까지

하늘 땅 사람 살기로 인해서

다치는 그 일 얼마나 많을까

신이 다스리는 섭리 무섭네


더위 사위는 처서 마저 가면

백로 앞세워 오는 찬 서리에

추풍낙엽 피할 길 다시 없듯

각자 온곳 돌아갈 준비 하네


벗이여, 미물들도 재해 조짐

미리 육감으로 알아 피하는

자연 본능 그대로 지녔는데

미련한 인간들만 퇴화 됐네


ㅡ24.8.21. 불한시사 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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