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예가 이돈섭 선생이 강경호 시인의 「바람이 말을 걸어오던 저녁」을 옮긴 ‘시서(詩書)’의 일부. 사진=토크아트유[뉴스부산] 서예가 이돈섭 선생이 뜨거운 여름과 그 끝에서 찾아온 가을 바람을 기록한 강경호 시인의 「바람이 말을 걸어오던 저녁」을 붓끝으로 옮겼다. 시인의 감정을 다시 호흡하며 먹빛의 농담과 여백 속에 계절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 가을의 풍경이지만 4월의 오늘과도 어울린다. 계절의 순환과 인간의 감정이 늘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와 서예가 만나 만들어낸 이 ‘시서(詩書)’는 계절을 넘어서는 감각과 예술의 깊이를 전한다.
이돈섭 선생은 전통 서예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며, 먹빛의 농담과 여백 속에 삶과 계절의 울림을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 [사진설명] 서예가 이돈섭 선생이 뜨거운 여름과 그 끝에서 찾아온 가을 바람을 기록한 강경호 시인의 「바람이 말을 걸어오던 저녁」을 옮긴 ‘시서(詩書)’. 사진=토크아트유△「바람이 말을 걸어오던 저녁」 = 수은주 30도, 33도, 35도,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땀은 비처럼 흘렀고 사람들은 “정말 덥다”고 말했다. 낮은 말할 것도 없이 뜨거웠고 아침과 저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밤과 새벽엔 열대야가 눌러앉아 잠조차 더위에 지쳐버렸다. 구름이 해를 가려도, 태풍이 몰아쳐도, 비가 오고 폭우가 쏟아져도 30도를 넘긴 더위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더위가 조용히 물러나고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푸르디푸른 하늘이 펼쳐졌다. 계절을 끝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그 애틋함과 꿈틀거리는 욕망은 멈춰 있던 시간들과 이별하며 여름은 가을 앞에서 추억이 되었다. 바람이 말을 걸어오던 저녁. 강경호|시인·동시대 개념미술가 (2025.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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