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칼럼] 해양수산부 신청사, 부산항 개항 150년의 전환점
강경호 (문화기획자)|2026.4.11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해양수산부 신청사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행정 건물의 이전을 넘어 도시의 기억을 복원하고 현재의 효율을 확보하며 미래의 비전을 설계하는 국가적 선언이다. 개항 150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은 신청사 유치가 부산 도시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중구는 중앙동 BPA 임시청사 부지를 최적지로 제시한다. 개항의 출발지였던 원도심은 쇠퇴와 활력을 동시에 품은 공간으로, 신청사가 들어선다면 역사성과 상징성이 회복되어 도시의 심장이 다시 뛰게 될 것이다. 영화 「친구」가 보여주었듯 원도심과 항구는 부산 사람들의 삶과 의리를 담아낸 무대였으며, 시민단체는 옛 연안여객터미널의 역사성과 부산세관·제1부두 보존을 강조한다. 국제시장·자갈치시장·영도다리 등 생활문화 자원과 함께 신청사가 들어선다면 해양 행정의 ‘살아있는 박물관’으로서 부산항 개항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행정의 중심과 결합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다.
동구는 북항 재개발 공공용지를 내세운다. 부산역과 인접한 교통 요충지라는 강점은 행정 효율성을 높인다. 신청사가 이곳에 들어선다면 행정·산업·교통이 결합된 새로운 도시 중심축을 형성할 수 있다. 북항은 오래전부터 수많은 이들의 출발과 귀환을 품어온 장소였다. 부산역을 통해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바다와 항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그 기억은 지금도 시민들의 정서 속에 남아 있다. 신청사가 북항에 자리한다면, 그곳은 행정 공간을 넘어 부산의 환영과 환송의 문화적 상징이 될 것이다.
강서구는 가덕도신공항과 부산신항을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 잠재력을 강조한다. 명지국제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는 새로운 정주 공간으로 확장성을 보여준다. 신청사가 강서구에 들어선다면 부산은 항만·공항·신도시가 결합된 미래형 해양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강서구는 이미 수많은 이주민과 신도시 주민들의 삶을 품어내며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 비전은 부산을 세계와 직접 연결하는 열린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 후보지는 각각 다른 시간축과 가치축을 대표한다. 중앙동은 역사와 현재를, 동구는 가까운 미래를, 강서구는 장기적 미래를 상징한다. 어느 선택을 우선할 것인지는 입지 선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비전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다.
부산 출신 김민부 시인은 “푸른 바다에 청춘을 묻고 싶다”고 노래했고,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항구를 그리움과 애향심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북항의 기차와 항구, 원도심의 의리와 기억, 강서구의 미래 비전은 모두 부산 시민의 삶과 정서를 담아낸 풍경이다. 해양수산부 신청사가 어디에 자리 잡든, 그것은 부산항 150년의 역사와 부산 시민의 애향심을 이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부산의 문화적 힘이, 이제 행정의 중심과 결합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부산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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