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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14 23: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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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산art] 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 (3)



[뉴스부산ART] 들어가면서=예술(藝術)과 생활(生活)의 경계(境界)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 서예(書藝)는 동시대(同時代)를 반영한 생활예술(生活藝術)이자 현대미술(現代美術)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서예의 '예술과 가치(價値)'로 규정된 '전통(傳統)과 계승(繼承)'은 이제 '창조(創造)와 발전(發展)'이라는 담론(談論)과 직면(直面)하고 있다. 이를 위한 본격적 논의에 앞서, 이번 '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에서는 중진·원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핵심적인 '서단의 활동을 짚어보고, 서예에 대한 서예인으로서의 자세 등을 엿보고자 한다.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 [뉴스부산ART] 2001년은 여류 서예인 활동이 그리 많지 않던 부산 서단에 여성 서예인들의 모임 등이 결성되면서 여성 서예가가 기지개를 켤 수 있었던 토양이 마련된 시기였다. 사진은 오는 6월 17일로 창립 20년을 맞는 부산여류서예인회의 제산 신은숙 고문(霽山 申銀淑, 초대·2대 회장 역임). 지난 4월 2일 오후, 명륜로 자택 목눌헌(木訥軒).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부산여류서예인회 고문, 제산 신은숙(山 申銀淑) (1)



 2001년은 여류 서예인 활동이 그리 많지 않던 부산 서단에 여성 서예인들의 모임 등이 결성되면서 여성 서예가가 기지개를 켤 수 있었던 토양이 마련된 시기였다.

 외형상으로 상호 교류와 창작 활동의 든든한 울타리가 된 지금의 부산여류서예인회와 부산여성작가회가 당시 연이어 발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용을 추구하고자 하는 젊은 여성 서예인들의 실험정신이 현장에 활착 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7일 부산여류서예인회 창립 20년을 앞둔 지난달 초, 초대·2대 회장을 역임한 제산 신은숙 고문을 만나 여류서예인회의 설립 배경과 활동, 서예 입문과 정진, 서단과 서예에 대한 단상 등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대화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였으며, 사진 촬영 시 마스크를 벗고 진행했다. 인터뷰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2회에 걸쳐 게재한다.

 -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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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은 부산의 여성 서예인들의 모임 등이 결성되면서 상호 교류와 활발한 창작 활동을 예고하는 의미 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신 고문께서는 부산여류서예인회 창립을 주도하며 초대회장과 2대 회장을 지내셨는데, 당시 창립 배경 등을 소개해 주십시오


 "벌써 20년 전이군요. 당시에는 여류 서예인들 개개인의 활동은 있었지만 모임을 통한 활동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점이 안타깝기도 하고해서 처음에는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 서예인 몇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같이 작품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40대였는데, 연령대가 비슷한 30~40대 서예인 위주로 12명이 참여했었죠. 주로 학원을 하며 작업을 하던 분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부산여류서예인회'라는 명칭으로 처음 결성이 되면서 몇 분이 제기한 '부산 여류 서예인을 대표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말씀드리고, 여성 서예의 모임이 없었기 때문에 먼저 시작을 하였고 선·후배들과 뭉쳐 하나의 여류서예인회로 가고 싶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꼬여 독자적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1달 뒤쯤인가 지금의 부산여성서화작가회가 광범위하게 만들어졌습니다."



▲ [뉴스부산ART] 부산여류서예인회전 -일곱번째, `묵행 墨行` -시경 詩經 일상을 품다. `墨行`은 `묵의 행진`, `묵으로 즐기자`는 뜻으로 백서 자전에서 가져왔다.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출발부터가 구성원들의 의욕과 투지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별히 중점을 둔다거나 주력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시류에 끌러가지 말고, 우리끼리 정말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실력을 떠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컸던것 같습니다.

 먼저 '전시라는 흔한 것에서 벗어나자, 우리는 좀 다르게 가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류 서예인이 드물던 시절이라 초기에는 전시회보다는 '부산역 1 가족 1 가훈(2002년)'을 시작으로 실용 서예와 사물 등 예술의 융합을 통한 서예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액운을 던진다는 의미로 글을 써붙인 독을 깨트리면서 '아~ 서예가 이런 부분도 있구나'라며 모르는 사람들과도 같이 호흡하고 참여하는 차원에서의 서예를 표방했던 것입니다. 뒤 이어 유적지 퍼포먼스, 연하장 발표회, 문화탐방 등의 활동도 진행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하되 충분한 연구기간을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첫 부산여류서예인회'묵행(墨行)'은 창립 7년이 지난 2008년에서야 부산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서 '대학'을 주제로 개최했습니다. 여기서 '墨行'은 '묵의 행진', '묵으로 즐기자'는 뜻으로 백서 자전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어 제2회 전시회 '중용에 도를 묻다(2011)', '제3회 논어 인과 덕에 놀다(2014)', '제4회 휴편안하거나 아름다운(2015)', '제5회 선류 풍류(2016)', '제6회 맹자의 숲을 거닐며(2017)'를 개최하고, 지난 2018년에 '시경 일상을 품다'를 주제로 일곱번째 회원전을 열었습니다."



▲ [뉴스부산ART] 부산여류서예인회 제산 신은숙(霽山 申銀淑) 고문의 4번째 개인전 `노자 말씀 81`(2019.12.25.~30. 부산시민공원 다솜관) 중, 작품 `제63장 味無味`. 老子의 자취를 따라 고가(古家)와 노자를 썼다는 함곡관(函谷關)을 방문하고 서예로 담아낸 81장의 노자이야기이다.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제7회 '부산여류서예인회전'을 마치고 이듬해 개인전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특별히 전시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셨다더군요.


 "지난 2019년 12월 시민공원 다솜관에서 '81 노자 말씀'이라는 주제로 4번째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2013년 전시 이후 6년 만이었죠. 이전에는 장자의 호기를 좋아하다가 나이 들면서 81장 5천여 자로 구성된 도가 사상이 담긴 노자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노자를 읽다가 심취하면서 대학에서 공부하던 사람들과 지난 2018년 여름방학에 낙양을 갔다왔습니다. 노자 고가도 방문하고, 마지막으로 '도덕경'을 집필했다는 함곡관(函谷關)도 방문했습니다. 노자를 현장에서 피부로 더 느끼고 싶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작업을 결심하고, 마음속으로 늘 노자를 생각하면서 어떤 문장을 쓸까하며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작품은 1장(道可道非常道)에서 81장(信言不美 美言不信)까지 각 장마다 소품 작업이었는데, 마음의 준비 기간에 비해 실상 작업은 금방 끝났습니다."


신 고문은 현장의 풍경이 먹빛에 담겨진 81점 중 인상적인 한 작품을 소개해 달라는 필자의 요청에 '노자 제63장' <味無味>를 일러 주었다. 작품에 쓰여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는 입에서 나오되 /담담하며 그 맛이 없듯 /그 말씀도 담박하여 /맛이 없다 고로 /맛 없음을 맛으로 /삼는다


☞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시기인 요즘 서예 활동은 어떠신가요. 어떤 분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요즘 근황도 알려주시죠.

 "여기 공부하러 오시는 분들이 말씀들 하시더군요. 이 코로나 시기에 붓글씨를 안 썼으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저 역시 글씨를 쓰며 그림을 그리며 위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글이 주는 즐거움이라 할까 흥얼거림이 다 글이 되는 한글에 매료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작년까지는 저가 공부했던 부산대 예술대학에서 시·서화를 강의했습니다. 가르친 것은 몇 년 안 되지만 공부하고 여러 사람과 교류하다 보니 서예라는 어떤 골 깊고 내밀한.... 깊고 깊은 선을 타고 쭉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서예의 확장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 서예 먹빛을 어떻게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뉴스부산ART]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수년간 한문을 사사한 근원 김양동 선생의 `제월산기(霽月山氣)`가 걸려 있는 거실에서 신은숙 고문은 ˝선생님의 글씨는 힘차죠˝라며, ˝마치 청석돌을 깨면 드러나는 어떤 살결을 느끼게 하는.... 강인하고 깔끔한 그런 기운을 받는답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강경호(예술감상전문가)



☞ 그러고 보니 창작에 있어 좋고 나쁜 시기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서(臨書)라고 하죠. 이 자습서 외에도 작가라면 양보할 수 없는 작업이나 창작에 있어 어떤 영감이라든지 참신한 발상 전환을 고문께서는 어떻게 채우시는지 궁금합니다.

 "대개 책이나 문장을 통해서입니다. 그렇다고 작품을 하기 위해 책을 찾고 이거보다는 평소 좋아하는 우리 글이나 시를 읽는다거나. 아니면 좋은 단어가 생각났을 때 붓을 잡게 됩니다. 저는 주로 그렇습니다. 특히 TV를 보다가도 빨리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TV 앞에는 항상 수첩이 있습니다. 의외로 좋은 말이 많이 나오거든요.

 한편으로는 타인이 도록을 보내왔을 때입니다. 읽어보고 '나는 이렇게 표현해보자. 이런 것도 있네. 아 이 산 너무 멋지게 했다'는 식입니다. 또 흉내도 내보고... 혼자 '호작질'이라고 하죠. 그런 장난을 쳐보곤 합니다."


→ 다음 기사는 '제산 신은숙 인터뷰(2)'에서 제산의 서예 입문과 정진, 서단과 서예에 대한 단상 등을 5월 17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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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화단(釜山書畵壇)을 만나다(3)=부산여류서예인회 신은숙 고문(1)

일시 및 장소 : 2021. 4. 2. 오후, 동래구 명륜로 목눌헌(木訥軒)

제산 신은숙(霽山 申銀淑)

개인전 4회, 대한민국서예대전 우수상(1994), 월간서예대전 3체상(해서 예서 행서 1993), 대한민국서예대전·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역임, 전 부산여류서예인회 초대·2대 회장, 전 부산대학교 예술대 객원교수

글·사진=강경호(아트디렉트, 예술감상전문가)

writing and photography; Kang GyeongHo(art director, art appreciation expert)


인터뷰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사진 촬영의 경우 마스크를 벗고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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